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문화를 접한 잘파(Z+알파) 세대는 현실과 디지털 가상 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문화콘텐츠의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멀티 페르소나, 세계관 개념에 대해 다른 세대보다 훨씬 친숙하다. 최근 하이브(HYBE)의 케이팝 작품들은 바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세계관 개념과 연결되는 다양한 콘텐츠 전략을 실천해 가고 있다. 주지하듯 케이팝의 세계관 개념은 단시간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1990년대 초창기부터 계속해서 시도돼 왔던 것이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통하는 국면이 조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세계관 개념은 전 세계의 문화콘텐츠를 견인하고 있다. 그만큼 콘텐츠의 제작과 소비에 있어 세계관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잘파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글로컬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한류에 매우 절실하다고 가늠해 볼 수 있다.
오늘날 세계관 개념은 전 세계의 문화콘텐츠를 견인하고 있다. 그만큼 콘텐츠의 제작과 소비에 있어 세계관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잘파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글로컬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한류에 매우 절실하다고 가늠해 볼 수 있다.
* 이 글은 박연이·김성수 (2023). K-POP에서의 세계관과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의 활용 연구. 《콘텐츠문화연구》, 6권의 내용 일부를 논문 제1저자와 함께 요약·보완한 것이다.
1. 잘파세대와 세계관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하는 Z세대, ‘디지털 온리’라고 명명할 수 있는 알파세대, 이 두 세대를 조합해서 부를 수 있는 호칭이 잘파(Zalpha)세대다. 이들은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아주 자유롭게 오가면서 하루하루를 생활하고 있다. 이들에게 디지털 세계는 가상 세계만이 아니라 또 하나의 현실 세계다. 디지털 영상물, 뮤직비디오, 게임 등 온갖 종류의 디지털 콘텐츠는 이들의 놀이터다. 이처럼 디지털 세계에 너무나도 익숙한 잘파세대는 장소 및 상황에 따라 자기 모습을 변환하는 멀티 페르소나(multi persona)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세대에게 콘텐츠의 세계관이라는 개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콘텐츠의 세계관 자체가 현실 세계와 달라야 하기도 하고, 동시에 밀접하면서도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래 근대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이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세계관(world view)’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지식이나 관점을 바탕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의미했다. 그러나 영화나 소설, 게임 등과 같은 콘텐츠에서는 창작자가 만들어 낸 특정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이 되는 ‘허구 세계’로서의 세계관(universe)이 됐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world view와 universe라는 단어를 ‘세계관’이라는 우리말로 동일하게 번역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세계관 개념은 전 세계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대됐고, K-콘텐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미국 마블 스튜디오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이다. 일본 웹툰의 <오오쿠> 역시 주목할 만한 세계관을 지녔다. 남성 중심 사회의 역사를 지닌 일본에서 여성 쇼군(征夷大将軍)이 국가를 통치했던 가상의 역사적 평행 세계를 만들었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MBC 예능 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처럼 한 개인 또는 그룹이 일명 ‘부캐’라고 불리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고, 이것이 ‘본캐’와 맺는 관계를 가리키는 상황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미디어학자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가 역설한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개념의 발달과도 연결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미디어의 경계를 넘어서고 이동하면서 콘텐츠 세계에 ‘참여’하듯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MCU처럼 세계관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차원으로 현현돼 있는 경우도 많다. 결국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킬러 콘텐츠들은 반드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 아닐지라도 수용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하도록 구성돼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참여문화로 연결된다. 다시 말해, 콘텐츠 수용자들은 마치 퍼즐 놀이를 하듯이 콘텐츠의 스토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세대에게 콘텐츠의 세계관이라는 개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콘텐츠의 세계관 자체가 현실 세계와 달라야 하기도 하고, 동시에 밀접하면서도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래 근대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이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세계관(world view)’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지식이나 관점을 바탕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의미했다. 그러나 영화나 소설, 게임 등과 같은 콘텐츠에서는 창작자가 만들어 낸 특정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이 되는 ‘허구 세계’로서의 세계관(universe)이 됐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world view와 universe라는 단어를 ‘세계관’이라는 우리말로 동일하게 번역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세계관 개념은 전 세계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대됐고, K-콘텐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미국 마블 스튜디오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이다. 일본 웹툰의 <오오쿠> 역시 주목할 만한 세계관을 지녔다. 남성 중심 사회의 역사를 지닌 일본에서 여성 쇼군(征夷大将軍)이 국가를 통치했던 가상의 역사적 평행 세계를 만들었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MBC 예능 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처럼 한 개인 또는 그룹이 일명 ‘부캐’라고 불리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고, 이것이 ‘본캐’와 맺는 관계를 가리키는 상황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미디어학자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가 역설한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개념의 발달과도 연결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미디어의 경계를 넘어서고 이동하면서 콘텐츠 세계에 ‘참여’하듯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MCU처럼 세계관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차원으로 현현돼 있는 경우도 많다. 결국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킬러 콘텐츠들은 반드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 아닐지라도 수용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하도록 구성돼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참여문화로 연결된다. 다시 말해, 콘텐츠 수용자들은 마치 퍼즐 놀이를 하듯이 콘텐츠의 스토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 케이팝 콘텐츠의 세계관 역사
참여문화이자 팬덤문화인 케이팝 산업에서 이러한 형태의 콘텐츠가 제작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케이팝 역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왔다 갔다 하며 생활하는 잘파세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세계관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방탄소년단(BTS)은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을 구축해 팬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양연화>의 개념, 상징물, 캐릭터 등으로 이를 구성했다. 물론 이러한 콘텐츠 세계관의 국면은 BTS만이 아닌 케이팝의 초창기 모습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커버 (사진출처: 하이브)
1990년대 H.O.T., S.E.S, 젝스키스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아이돌 그룹들은 전사나 요정과 같은 캐릭터 이미지를 활용해 콘텐츠를 생산해 냈다. 예를 들어 H.O.T.는 1996년에 발매된 데뷔 앨범 <We Hate All Kinds Of Violence>를 통해 10대들의 시선으로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인식돼 ‘10대들의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또한 H.O.T.는 각각 멤버들에게 고유 번호와 컬러를 부여하는 시도를 했는데, 이는 케이팝 콘텐츠의 주요 요소인 ‘상징’을 각 멤버들에게 부여한 시초가 됐다. 이는 1집 앨범의 수록곡인 <Candy> 무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동방신기, 카라, 원더걸스 등으로 대표되는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은 멤버 각각은 물론, 그룹 자신에게도 캐릭터성을 부여했다. 예를 들어, 2세대 그룹의 기점이라 불리는 동방신기는 ‘동방의 신이 일어남’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들의 비현실성을 강조하고 그룹이 추구하는 이미지 콘셉트를 표현하려 했다. 멤버들의 활동명에 쓰인 한자와 발음을 달리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화 속 인물 같은 무국적이며 환상적인 이미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러한 초석 위에 현재 통용되는 세계관의 개념을 지닌 3세대 그룹들이 등장했다. B.A.P는 그들이 마토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며, 그들의 동력원이 될 대체 에너지인 지구인들의 함성을 얻기 위해 지구에서 아이돌로 데뷔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EXO는 그룹 멤버들이 엑소플래닛(Exoplanet)이라는 행성에서 온 초능력자들이며, 멤버별로 특정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B.A.P와 EXO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창조된 세계를 바탕으로 그들의 세계관을 전개해 나갔다면, 방탄소년단은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구축해 나갔다. 일명 ‘BU(BTS UNIVERSE)’의 시작이 되는 <화양연화> 3부작 시리즈는 각 멤버들의 캐릭터 설정과 상호 간의 관계, 또 그들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후 더욱 공고한 세계관을 가진 4세대 그룹들이 등장했다. 2016년에 데뷔한 11인조 그룹 이달의 소녀(LOONA)는 ‘루나버스(LOONAverse)’라고 불리는 세계관을 구축했는데, 각 멤버들의 세계관을 그룹 전체의 세계관과 연결지어 가면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갔다. 2020년에 데뷔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aespa)는 아이(ae)라 불리는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자신들의 아바타와 함께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세계관을 지녔다. 이 밖에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엔하이픈(ENHYPEN) 등 다양한 케이팝 그룹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스토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초석 위에 현재 통용되는 세계관의 개념을 지닌 3세대 그룹들이 등장했다. B.A.P는 그들이 마토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며, 그들의 동력원이 될 대체 에너지인 지구인들의 함성을 얻기 위해 지구에서 아이돌로 데뷔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EXO는 그룹 멤버들이 엑소플래닛(Exoplanet)이라는 행성에서 온 초능력자들이며, 멤버별로 특정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B.A.P와 EXO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창조된 세계를 바탕으로 그들의 세계관을 전개해 나갔다면, 방탄소년단은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구축해 나갔다. 일명 ‘BU(BTS UNIVERSE)’의 시작이 되는 <화양연화> 3부작 시리즈는 각 멤버들의 캐릭터 설정과 상호 간의 관계, 또 그들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후 더욱 공고한 세계관을 가진 4세대 그룹들이 등장했다. 2016년에 데뷔한 11인조 그룹 이달의 소녀(LOONA)는 ‘루나버스(LOONAverse)’라고 불리는 세계관을 구축했는데, 각 멤버들의 세계관을 그룹 전체의 세계관과 연결지어 가면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갔다. 2020년에 데뷔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aespa)는 아이(ae)라 불리는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자신들의 아바타와 함께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세계관을 지녔다. 이 밖에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엔하이픈(ENHYPEN) 등 다양한 케이팝 그룹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스토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3. 하이브의 최근 콘텐츠 전략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이자 케이팝의 선두 주자인 하이브는 최근 각 그룹의 세계관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개념으로까지 구성해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팬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에서 취하는 콘텐츠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가사에서 드러나는 세계관의 유기성, ② 티저 및 프로모션 영상 등에서 나타나는 스토리 확장, ③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한 미디어 장르적 확대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라는 그룹은 이름 자체부터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때 ‘하나의 꿈’은 현실적인 의미에서는 이들이 케이팝 아이돌로 데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만,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볼 때는 이들이 향하고자 하는 밝은 미래나 이상향이 실현된 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그룹 이름이 갖는 추상적 의미는 가사나 영상 등을 통해 구체성을 갖춘 스토리로 나타난다. <별의 낮잠>, <Magic Island>, <Frost> 등의 가사에서 이들 세계관의 줄거리를 유추할 수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라는 그룹은 이름 자체부터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때 ‘하나의 꿈’은 현실적인 의미에서는 이들이 케이팝 아이돌로 데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만,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볼 때는 이들이 향하고자 하는 밝은 미래나 이상향이 실현된 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그룹 이름이 갖는 추상적 의미는 가사나 영상 등을 통해 구체성을 갖춘 스토리로 나타난다. <별의 낮잠>, <Magic Island>, <Frost> 등의 가사에서 이들 세계관의 줄거리를 유추할 수 있다.
하이브의 로고 (출처: 하이브)
본래부터 립싱크나 군무로 이뤄진 장면이 대부분이었던 과거 아이돌 뮤직비디오와 달리 세계관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차별화 전략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3세대 그룹부터는 스토리를 강조한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가 종종 등장했다. 그러나 제한적인 뮤직비디오 개수에 분량 안에 내재된 세계, 매번 달라지는 음악, 콘셉트, 군무 등을 전부 담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 때문에 콘셉트 트레일러(concept trailer)로 세계관의 배경을 아우르면서 발매될 음반의 콘셉트를 제공하고,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 외에 세계관의 내용을 다루는 뮤직비디오를 따로 제공해 스토리의 확장을 이루려 했다. 세계관 속 캐릭터 설정을 일명 ‘자컨’이라 불리는 자체 제작 콘텐츠에 반영해 세계관 몰입과 멤버들 간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예능 콘텐츠의 소스로 활용하려 하기도 했다.
한편, 콘텐츠 산업의 확장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증대로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콘텐츠 IP를 확보해 부가 사업의 확장을 꾀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이브는 이러한 국면을 케이팝 산업 내로 끌어들였다. 하이브와 네이버 웹툰의 협업으로 진행된 ‘슈퍼캐스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7FATES: CHAKHO>,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협업한 <별을 쫓는 소년들>, 엔하이픈과 협업한 <DARK MOON: 달의 제단>, 르세라핌과 협업한 <크림슨 하트> 등이 좋은 예다. 그런데 콘텐츠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웹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엔하이픈의 <DARK MOON>은 롯데월드 테마파크와 협업을 진행했다. 마치 웹툰으로 들어간 듯한 공간 연출과 다양한 이벤트 및 소품을 준비해 방문객들은 웹툰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플랫폼 확장에서 더 나아가 그룹이 가진 세계관을 공유해 스토리의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인다. 엔하이픈의 뱀파이어 세계관은 하이브 일본 레이블에 소속된 &TEAM의 늑대인간 세계관과 공유되고 있다. 또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아이돌 캐릭터로 등장해 짱구 가족에게 <Happy Fools> 안무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2024년 2월에는 르세라핌 팝업 전시 및 스토어가 한시적으로 운영돼 소비자들로 하여금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공간을 경험하고 굿즈들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콘텐츠 산업의 확장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증대로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콘텐츠 IP를 확보해 부가 사업의 확장을 꾀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이브는 이러한 국면을 케이팝 산업 내로 끌어들였다. 하이브와 네이버 웹툰의 협업으로 진행된 ‘슈퍼캐스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7FATES: CHAKHO>,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협업한 <별을 쫓는 소년들>, 엔하이픈과 협업한 <DARK MOON: 달의 제단>, 르세라핌과 협업한 <크림슨 하트> 등이 좋은 예다. 그런데 콘텐츠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웹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엔하이픈의 <DARK MOON>은 롯데월드 테마파크와 협업을 진행했다. 마치 웹툰으로 들어간 듯한 공간 연출과 다양한 이벤트 및 소품을 준비해 방문객들은 웹툰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플랫폼 확장에서 더 나아가 그룹이 가진 세계관을 공유해 스토리의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인다. 엔하이픈의 뱀파이어 세계관은 하이브 일본 레이블에 소속된 &TEAM의 늑대인간 세계관과 공유되고 있다. 또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아이돌 캐릭터로 등장해 짱구 가족에게 <Happy Fools> 안무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2024년 2월에는 르세라핌 팝업 전시 및 스토어가 한시적으로 운영돼 소비자들로 하여금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공간을 경험하고 굿즈들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롯데월드 테마파크와 협업한 엔하이픈의 <DARK MOON>
(사진출처: 롯데월드 유튜브, 네이버 웹툰)
(사진출처: 롯데월드 유튜브, 네이버 웹툰)
4. 지속 가능한 미래 한류 콘텐츠를 위한 시사점
잘파세대는 기존의 여느 세대와는 다르다. 혹자는 이들을 신인류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이들에게는 자아와 캐릭터 설정, 그와 관련된 세계가 중요하다. 잘파세대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정서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혼동하고 융합해 버리는 세대다. 이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최근의 모든 콘텐츠가 세계관 구축과 캐릭터 표현 및 설정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 더불어 문화와 정서가 더욱 중요해졌다. 주지하듯 한류, 곧 K-컬처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독특한 문화와 정서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인들만이 지닌 한(恨)과 정(情)과 다이내믹(dynamic)의 정서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이미 한국의 영화, 음식, 드라마, 게임, 음악 등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정서와 정서의 산물들이 문화 자원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K-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지향할 때 서구 중심의 글로벌 문화에만 방점을 찍지 않고, 어떻게 한국의 정서가 함유된 세계관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잘파세대는 물론, 모든 세대의 세계인들에게 호소할 방법을 지역 세계화(glocal) 및 혼종과 융합의 차원에서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하이브 등 성공한 문화상품들을 참고해, 더욱 정교하게 웰메이드 세계관과 협업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한류의 미래는 한국의 정서와 훌륭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어떻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세계인들에게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orld view를 바탕으로 universe를 만들어 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정의 철학적 혹은 종교적 world view를 기반으로 스토리와 캐릭터가 정교하게 구축된 universe를 만드는 게 보통 이용되는 방법이다. 한국 신화와 전설을 조합한 세계관으로 영화 <신과 함께>의 스토리 및 캐릭터 세계관을 만드는 것, 김용의 3부작 소설 『영웅문』처럼 도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등장인물들의 인생관 및 세계관을 만드는 것, 휴머니즘 세계관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건담> 주인공들의 세계관을 만드는 것 등이 좋은 예다. <나니아>,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시리즈 역시 세계관, 주인공, 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최근 케이팝은 물론, K-콘텐츠 작품들은 예전에 비해 너무 훌륭해졌다. 그러나 작품의 세계관은 지금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넓으며 세련돼져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뛰어난 창작력과 훌륭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완성된 콘텐츠를 전 세계로 어떻게 유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미래 한류 콘텐츠가 보다 확장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 향상과 이를 전 세계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의 확충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브랜딩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하이브 등 성공한 문화상품들을 참고해, 더욱 정교하게 웰메이드 세계관과 협업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한류의 미래는 한국의 정서와 훌륭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어떻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세계인들에게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orld view를 바탕으로 universe를 만들어 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정의 철학적 혹은 종교적 world view를 기반으로 스토리와 캐릭터가 정교하게 구축된 universe를 만드는 게 보통 이용되는 방법이다. 한국 신화와 전설을 조합한 세계관으로 영화 <신과 함께>의 스토리 및 캐릭터 세계관을 만드는 것, 김용의 3부작 소설 『영웅문』처럼 도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등장인물들의 인생관 및 세계관을 만드는 것, 휴머니즘 세계관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건담> 주인공들의 세계관을 만드는 것 등이 좋은 예다. <나니아>,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시리즈 역시 세계관, 주인공, 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최근 케이팝은 물론, K-콘텐츠 작품들은 예전에 비해 너무 훌륭해졌다. 그러나 작품의 세계관은 지금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넓으며 세련돼져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뛰어난 창작력과 훌륭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완성된 콘텐츠를 전 세계로 어떻게 유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미래 한류 콘텐츠가 보다 확장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 향상과 이를 전 세계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의 확충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브랜딩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