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0.5%, 0.2% 상승했다. 23년 말 산타랠리(Santa Rally: 연말 소비가 늘어나면서 증시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상승하는 것)에 이어 연초 AI와 현재의 저PBR(Price-To-Book Ratio: 주가순자산비율) 테마까지 추가되며 상대적으로 현금이 풍부해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큰 대형주 중심으로 아웃퍼폼(Outperform: 특정 주식의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이 지속됐다. 이러한 시장 컬러에서 투자가 많이 집행되는 성장주 엔터/미디어는 또 한 번 소외됐다. 엔터 4사 합산 시가총액은 동기간 13%나 추락했고, 미디어는 관련된 전체 종목이 대폭 하락한 가운데, 대장주인 CJ ENM만 나 홀로 15% 상승했다.
엔터 업종은 계속해서 지난 11월부터 불거진 앨범의 피크아웃(peak-out: 정점 후 하락 전환) 논란이 주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 1월 중순 컴백한 아티스트들의 앨범 초동 판매량도 전작 대비 감소해서다. 이제 시장에서 인정해야 할 것은 코로나19 때 있었던 앨범의 ‘과소비’ 경향이다. 그 당시에는 콘서트가 전무했기 때문에 팬들의 유일한 덕질은 앨범 소비뿐이었다. 앨범을 평균 2개 구매하던 팬들이 4개까지 지불할 여건이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콘서트 티켓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콘서트 티켓도 사야 하고, 공연장 앞에서 굿즈도 사야 하고, 월정액 플랫폼에도 가입해야 한다. 즉, 지극히 앨범에 국한된 감소로 봐야 하며, 다른 매출로의 분산 및 확장 효과로 전체 매출 및 이익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이 평소에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 지표는 앨범뿐이다. 따라서, 앨범 노이즈를 해소하려면 앞으로의 매 분기 실적을 확인해야 하므로 다소 시일은 걸릴 문제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엔터가 ‘과매도’ 됐다는 점이다. 앨범에서 촉발된 센티멘털(Sentimental) 악화는 분명 있었지만, 외인/기관 비중이 높아 저PBR 테마에서 소외되면서 수급만 오롯이 빠져나간 최대 피해 섹터이기 때문이다. 보유한 본연의 펀더멘털(Fundamental) 대비로는 충분히 저평가됐다. 아티스트 활동 소강기도 곧 지나간다. 2Q24부터는 신규 IP 런칭과 대형 아티스트의 컴백, BTS 진 제대 등 엔터 업종을 둘러싼 호재성 이슈/뉴스들이 쏟아질 것이다. 더 이상의 매도보다는 엔터 업종의 매수를 고려할 투자자들이 훨씬 더 많은 시점이다.
광고 본업 기반의 미디어 업황 개선은 아직이다. 낮은 전년도 베이스 덕에 기저효과는 있겠지만, 탑다운 관점에서 매크로/경기 회복 시그널은 여전히 묘연해서다. 그러나, 지난 58호(1+2월호)에서도 다뤘던 미디어 대장주 CJ ENM 바텀 아웃은 유효하다. 4Q24 실적발표에서 더욱 방향이 뚜렷해졌는데, 1) 돈이 되는 음악 부문 성장, 2) 커머스 캐시카우 유지, 3) 출혈이 심했던 신사업(티빙, 피프스시즌)의 실적 개선으로 턴어라운드 투자 포인트가 더욱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5, 0.2% 상승했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산타랠리까지 감안하면 강한 장세가 연초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작년 연말~올해 극초반에는 ‘반도체+AI’가 테마였다면, 최근에는 한국 정부가 도입하고 강조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반 ‘저PBR’ 테마가 추가됐다. 대표적으로 현금이 풍부해 주주환원 여력이 큰 금융/지주/자동차 섹터가 급등했다.
이런 시장 컬러에서 엔터주는 또 한 번 소외됐다. AI, 저PBR 테마 중 어느 한 군데에서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동기간 하이브는 8%, 에스엠은 13%, 와이지엔터는 16%, JYP Ent.는 무려 25%나 곤두박질쳤다. 가장 큰 피해 섹터다. 한정된 자금 안에서 무언가를 팔아야 저PBR 수혜주들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외인 수급 비중이 높았던 엔터가 가장 첫 매도 순위가 됐다는 뜻이다.
지난 58호에서 다뤘던 앨범의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되며 또다시 엔터주 발목을 잡았다. 23년 11월 스트레이키즈와 에스파에 국한해 처음으로 우려가 불거진 후에 다행히 우려와는 달리 양호한 11월 관세청 지표와 써클차트 지표로 주가는 슬슬 반등의 기회를 포착하고 있었지만, 24년 초 1월에 컴백한 ITZY, 엔믹스 등이 초동 판매량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작품 대비 최소 20% 이상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엔터 지표가 앨범 판매량밖에 없기 때문에 앨범 판매량의 감소는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왜 줄어들까?’라는 본질적인 이유를 곰곰이 고민해보면, 이제는 케이팝 팬의 하루가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를 포함해 시장에서 인정해야 할 부분은 ‘코로나19 시절의 앨범 과소비’다. 팬데믹 시절에는 가수들의 글로벌 투어도 없었고, 그렇기에 공연장 앞에서 굿즈를 살 수도 없었고, 팬덤 플랫폼(위버스, 버블 등)도 이렇게까지 활성화되기 전이었다. 유일한 덕질이 앨범이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앨범 2개 사던 팬들이 충분히 3~4개는 소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가장 먼저, 콘서트 티켓 가격이 급등했다. 콘서트 티켓 가격은 2019년 평균 약 11만 원이었던 게 2023년 말에는 13~15만 원으로, 또 아주 최근에는 최소 16만 원에서부터 시작해 20만 원 이상으로 훌쩍 인상되는 분위기다. 팬 입장에서는 신규 앨범도 사야 하고, 콘서트 티켓도 사야 하고, 공연장 앞에서 신규 굿즈도 사야 하고, 팬덤 플랫폼에서 스타와 소통하려면 월정액도 지불해야 한다.
앨범의 피크아웃이 시장의 우려처럼 산업의 피크아웃으로 귀결되려면 인당 팬덤 소비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결코 그럴 것 같지 않다. 앨범 감소 → 전체 매출액 감소가 아닌, 앨범에 국한된 감소 → 다양한 항목(콘서트/굿즈, 시장 성장에 따른 음원/스트리밍, 플랫폼 수익, 광고/IP 단가 상승)으로의 매출 및 팬덤 소비 분산 → 전체 매출액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단, 시간은 조금 필요하겠다.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앨범 판매량뿐이어서 전체 매출을 확인하려면 결국 분기 실적을 매번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앨범의 피크아웃 우려가 큰 상황에서 분기 실적으로 시장을 안도시키고, 시장도 이를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이해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엔터 본연의 펀더멘털 대비 과매도 됐다는 점이다. 한정된 자금 속에서 상대적으로 엔터 업종은 기관과 외인 수급만 빠져나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가격 매력도가 생긴 점 외에 본질적인 엔터의 센티 반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다시 모멘텀이 필요하다. 지난 2023년 11월부터 시작된 앨범 피크아웃도 논란이었고, 테마 이슈에 부적합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작년 12월~올해 2월 초까지 대형 아티스트의 활동 모멘텀도 부재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엔터 관련된 호재성 이슈 혹은 뉴스거리도 소강기 상태였다는 의미다.
다행히 소강기는 1Q24에서 2Q24로 넘어가면서부터 해소된다. TXT, 에스파, RIIZE, NCT Dream 등 2Q24 컴백이 예정 및 계획돼 있고, BTS의 멤버인 진도 6월 제대를 앞두고 있다. 신규 IP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하이브의 신규 걸그룹 ‘아일릿’, JYP Ent.의 신규 일본 보이그룹 ‘NEXZ’, 신규 한국 보이그룹 ‘LOUD’ 등이 런칭될 예정이고, 에스엠의 일본 보이그룹 ‘NCT Wish’는 지난주 무려 일본 도쿄돔에서 대규모 데뷔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조금 더 엔터의 호재성 뉴스/이슈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엔터 업종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앨범 지표가 일부 훼손된 건 사실이지만, 앨범에 지극히 국한된 감소일 뿐, 다른 매출 사업 부문(콘서트/굿즈/플랫폼/출연 등)으로의 분산 효과로 전체 실적의 우상향 추세는 변함없다.
새롭게 포착된 투자 포인트는 일본이다. 일본은 늘 수익화가 잘 되는 시장으로 이미 주식시장의 검증을 받은 세계 두 번째로 큰 음악시장인데, 최근 쟈니스 그룹을 시작으로 일본 현지 엔터 회사들 혹은 오래된 IP 아이돌들의 몰락이 시작되고 있어서다. 그 여력을 오히려 한국 엔터 회사들이 더 강력하게 침투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한국에서 데뷔한 후 일본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아예 케이팝 프로듀싱을 입혀 낸 일본 현지 그룹(하이브의 앤팀, JYP Ent.의 NiziU, NEXZ, 에스엠의 NCT Wish)을 런칭하고 있는 단계다. 일본 시장 내 더 강력한 입지, 이를 통한 질 높은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
미디어 주가도 동기간에 불거진 ‘저PBR’ 테마에서는 언더퍼폼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수급 피해 섹터였던 엔터보다는 선방했다. 스튜디오드래곤 10%, 콘텐트리중앙 13%, SBS 12%, 에이스토리 15%, NEW 17%, 팬엔터테인먼트 18%, 삼화네트웍스가 각각 8% 하락했다. 대장주인 CJ ENM만 15% 나 홀로 상승했다.
지난 호에서 다뤘던 CJ ENM의 진정한 바텀 아웃이 지속되고 있다. 엄밀히 얘기하면 아직 광고 기반의 미디어 본업이 호전된 것은 아니지만, CJ ENM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신사업의 출혈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4Q23 실적발표를 통해 방향이 더 뚜렷해졌다. 1) 우선, 돈이 되는 음악사업부의 확장이다. 작년 구조조정 속에서도 인력의 재배치를 통해 음악사업부에는 크게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현재 핵심 그룹인 제로베이스원은 무대 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더 이상 단발성 프로젝트 그룹이 아닌 CJ ENM에 자체적으로 귀속되는 신규 IP를 통해 올해 두 팀을 런칭할 계획이다. 일본 걸그룹 <ME:I>가 4월 데뷔, 더블랙레이블의 테디가 이끄는 <I-LAND 2> 오디션 프로그램은 4월 방영돼 24년도 안에 글로벌 타깃 신규 걸그룹을 발표할 예정이다.
2) 사업 자회사 수익성 개선이다. 대규모 적자 주범인 티빙(자국 OTT)과 피프스시즌(미국 스튜디오)의 출혈을 막고 기존 캐시카우인 커머스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사실상 신사업 손실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티빙과 피프스시즌 모두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근거로 티빙은 유료가입자 체계이다. 현재 유료 구독수는 2023년 목표치였던 400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BEP(Break-even point: 손익분기점) 기준점인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연말에 진행된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성장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고, 이탈률도 낮아지고 있으며, 3월부터는 중간광고 등 요금제를 다양화해 수요의 니즈를 맞춰 갈 예정이다.
3) 피프스시즌은 올해 25편 이상의 콘텐츠를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 분기 최소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 BEP 이상의 실적도 자신했다. 미국 작가/배우 파업으로 작년에 밀렸던 작품들이 올해 많이 업로드되는 가운데, 무게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로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티빙과 피프스시즌의 최악의 숫자는 작년 상반기가 마지막이었다. 그 외 드라마 콘텐츠 경쟁력 회복, 시급한 재무구조 개선을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포인트는 ‘2024년 턴어라운드 가속화’였다.
24년 1~2월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5%, +0.2%씩 움직였다. 작년 연말 산타랠리에 이어 연초 AI와 현재의 저PBR 테마가 맞물렸다. 상대적으로 현금이 풍부하고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금융/지주/자동차 등)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 부분에서 엔터/미디어와 같은 성장주, 그리고 투자가 많이 집행되는 엔터/미디어 업종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동기간 엔터 4사 합산 시가총액은 13%나 추락했다. 가장 큰 피해 섹터다. 한정된 자원에서 테마주들을 매수해야 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무언가를 매도해야 하는데, 1순위 매도 업종으로 외인과 기관 수급이 이미 많던 엔터주가 꼽힌 셈이다. 미디어 대형주는 1% 상승해 선방했지만, 중소형 제작사는 11% 하락했다. 대형주도 CJ ENM만 나 홀로 15% 상승했을 뿐,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은 각각 10%, 13%씩 빠졌다.
엔터는 지난 11월부터 불거진 앨범의 피크아웃이 올해 1월에도 다시 불거져 여전히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앨범이 감소하는 대신 콘서트/굿즈/플랫폼/광고 등 다른 매출 사업 부문으로의 분산이 이뤄지고 있어 결국 전체 실적이 성장하는 그림은 유효하겠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는 앨범뿐이다. 즉, 매출의 분산 효과는 앞으로의 매 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기에 다소 시일이 걸릴 이슈이다.
미디어는 엄밀히 얘기하면 광고 본업 회복이 이끄는 업황 개선은 아니다. 광고 경기를 논하려면 탑다운 관점에서 매크로도 다뤄야 하는데, 아직 경기가 의미 있게 좋아졌다고 볼만한 시그널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대장주인 CJ ENM의 주가 회복이다. 1) 커머스 부문의 캐시카우 역할 유지, 2) 돈이 되는 음악사업부 성장, 2) 막대한 신사업(티빙, 미국 스튜디오)의 출혈을 방지하며 올해 강력한 턴어라운드 투자 포인트를 갖고 있어서다.
앨범의 일부 훼손이 있지만, 필자는 여전히 엔터주들의 우상향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앨범 감소가 곧 전체 매출 축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앨범에 지극히 국한된 감소에도 다른 매출로의 분산 및 확장으로 전체 매출액과 이익은 늘어날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엔터의 ‘과매도’다. 저PBR 테마 구간에서 수급만 가장 많이 빠져나간 최대 피해 섹터이기 때문이다. 2Q24부터는 신규 IP 런칭과 대형 아티스트의 컴백, BTS 진의 제대가 이어진다. 모멘텀 소강기를 지나 엔터 업종 관련 새로운 호재성 이슈와 뉴스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이제는 매도보다, 엔터 업종에 대한 매수를 고려할 투자자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